jin-75 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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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5. 10.

    by. jin-75

    목차

      1. 바르도(Bardo)의 개념과 죽음에 대한 티베트 불교의 이해

      티베트티베트 불교에서는 죽음 이후 영혼이 경험하는 세계를 '바르도(Bardo)'라고 부르며, 이는 티베트어로 '중간 상태'를 의미한다. 바르도는 넓은 의미에서 삶과 삶 사이의 과도기적 상태를 뜻하며, 좁은 의미로는 죽음과 다음 환생 사이의 기간을 의미한다. 티베트 불교의 세계관에서는 죽음이 육체적 삶의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영적 단계로 진입하는 과정으로 인식된다. 이는 현대의 죽음관에 비해 죽음을 긍정적이고 건설적으로 바라보는 동양적 통찰을 제공한다.

      『티베트 사자의 서』에 따르면, 바르도는 크게 네 가지 중요한 단계로 나누어진다. 생존 중의 바르도, 임종 순간의 바르도, 죽음 직후 빛과 환상을 경험하는 법성 바르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환생을 준비하는 생유 바르도이다. 이 각 단계에서 영혼은 자신의 전생에 행한 업력(Karma)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자신의 업과 마음 상태를 반영한 영적 체험을 통해 궁극적인 깨달음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러한 바르도의 개념은 현대인들에게 삶과 죽음을 연속적이고 상호 연결된 경험으로 인식하게 하는 철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죽음을 삶의 끝으로 간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영적 성장과 깨달음을 위한 기회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키고 보다 지혜롭게 삶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준다.

      2. 임종 바르도: 죽음 직전 순간의 경험과 그 철학적 의미

      임종 바르도는 죽음이 임박하여 의식이 육체를 떠나기 직전부터 죽음 직후까지의 단계를 의미한다. 이 단계에서 신체의 생명력은 점점 사라지고 의식은 육체에서 벗어나 내면세계로 향하게 된다. 티베트 사자의 서는 이 순간을 매우 세밀하고 상징적으로 묘사하며, 이때 의식의 상태와 마음의 평정이 이후 영혼의 여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임종 순간에 영혼은 강렬한 빛과 신비로운 소리를 경험하며, 현실적인 감각과 외부 세계의 인지로부터 점차 벗어나게 된다. 이 순간에 중요한 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집착을 내려놓고 평온한 마음으로 그 빛과 소리를 마주하는 것이다. 티베트 사자의 서는 이러한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명상과 수행을 평소에 습관화할 것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의식을 고요하고 명료하게 유지하는 능력을 키울 것을 권장한다.

      특히 임종 바르도의 경험은 다음 단계에서 경험하게 될 법성 바르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 단계에서 두려움과 혼란을 극복하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이후의 영혼의 상태와 영적 발전을 크게 좌우하게 된다. 따라서 티베트 불교에서는 임종 순간을 철저히 준비하고, 명상과 마음수련을 일상적으로 행할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가르침은 현대인들에게 죽음이라는 필연적 사건에 대해 평온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티베트 사자의 서에서 본 죽음의 단계

      3. 법성 바르도: 근원의 빛과 영적 각성의 기회

      임종 바르도를 지나면 영혼은 즉시 법성 바르도로 들어가게 된다. 이 단계는 죽음 직후 7일간 지속되는 시기로, 영혼이 최초로 만나게 되는 강렬하고 순수한 근원의 빛을 경험하게 된다. 티베트 사자의 서에 따르면 이 근원의 빛은 바로 인간 의식의 본질적인 참모습인 '법성(法性)'을 상징하며, 깨달음 그 자체로 설명된다.

      이 순간의 빛은 너무나 강렬하고 찬란하여 영혼은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 빛을 두려워하지 않고 온전히 수용하고 알아볼 수 있다면, 즉시 윤회로부터 벗어나 완전한 해탈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영혼은 이 강렬한 빛의 현상에 압도되어 본능적으로 이를 외면하거나 회피하게 되고, 결국 다음 단계인 생유 바르도로 진입하게 된다.

      따라서 법성 바르도의 경험은 매우 중요한 영적 시험이다. 티베트 불교는 이러한 순간을 준비하기 위해 생전에 명상을 통해 마음을 훈련시키고, 진정한 본성을 미리 깨닫는 수행을 강조한다. 생전에 이러한 훈련을 통해 빛의 현상을 자신의 본질로서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되며, 이는 결국 영혼이 죽음 이후 즉시 해탈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게 돕는다.

      4. 생유 바르도: 윤회의 고리를 결정짓는 최종 단계

      법성 바르도에서 해탈을 이루지 못한 영혼은 생유 바르도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단계는 다음 생으로 환생하기 전 마지막 단계이다. 약 49일간 지속되는 이 기간 동안, 영혼은 이전 생에서 쌓은 업력과 욕망에 따라 다양한 환상과 영적 체험을 경험하며 환생을 준비한다.

      생유 바르도에서 영혼은 자신의 업력에 따라 다양한 존재와 환경을 보게 되고, 무의식적인 욕망과 집착에 이끌려 다음 생을 선택하게 된다. 이 선택이 결국 다음 생의 조건과 상황을 결정짓게 된다. 티베트 사자의 서는 이 단계에서 의식적인 선택과 명료한 판단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권장하며, 가능한 한 높은 차원의 삶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조언한다.

      현대적인 관점에서도 생유 바르도의 철학적 의미는 크다. 우리의 삶이 업과 마음의 상태에 따라 형성되며, 이를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르침은 우리로 하여금 삶의 모든 순간을 의식적으로 살아가게 하고,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 보다 높은 차원의 삶을 지향하게 한다.

      5.『티베트 사자의 서』가 전하는 현대적 삶의 교훈과 철학적 지혜

      『티베트 사자의 서』는 죽음을 삶의 종결이 아닌 더 깊은 영적 여정의 시작으로 바라보게 하는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현대사회에서도 죽음에 대한 철학적 이해와 죽음 준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며, 삶을 더 충만하고 의미 있게 살아가도록 격려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죽음 이후의 삶뿐 아니라 현생의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의식적으로 살아가는 실천적 철학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