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초등학교에서의 심리 개입 사례

학교 내 심리 개입의 중요성과 배경

현대 교육 현장에서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아동의 정서적·심리적 발달을 돕는 지원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기는 아이의 성격과 사회성이 형성되는 결정적인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의 심리적 개입은 이후 전 생애에 걸친 정서 발달에 큰 영향을 줍니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 행동, 또래 갈등, 집중력 저하, 분리불안, 공격성 등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아동 내면의 심리적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학교 차원의 빠른 개입과 정서 지원이 이뤄진다면, 상황의 악화를 막고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도울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심리상담 교사, 놀이치료 전문가, 상담연계 기관 등과 협력하여 체계적인 심리 개입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 현장에서의 심리 개입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유치원 심리 개입 사례: 분리불안과 애착 형성 지원

사례 개요: 만 4세 여아는 유치원 등원 시 격렬한 울음과 엄마에게 매달리는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일상적으로는 말이 많고 활발했지만, 등원 시간만 되면 극심한 불안 반응을 보였으며, 교실에서도 낯선 사람이나 친구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심리 개입 과정: 유치원 측은 행동 관찰과 함께, 부모 상담 및 놀이치료 프로그램을 병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이는 치료 교사와의 1:1 관계를 통해 감정을 안정시키고, 모래놀이와 역할놀이를 통해 '이별-재결합'의 상황을 반복하며 내면의 불안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개입 결과: 약 8주간의 개입 후 아이는 이별 상황에서도 “엄마는 다시 온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교실에서도 자발적으로 친구에게 말을 거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는 놀이를 통한 감정 표출과 안정적 관계 형성이 분리불안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사례를 보여줍니다.

초등학교 심리 개입 사례: 학교 부적응과 불안장애 극복

사례 개요: 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은 수업 중 자주 자리에서 일어나고, 교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며, 또래 친구들과 자주 마찰을 일으켰습니다. 담임교사는 처음에 주의력결핍장애(ADHD)를 의심했으나, 전문 상담 후 불안장애에 의한 회피성 행동이라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심리 개입 과정: 상담 교사는 아이와 주 2회 개별 상담을 진행하며 인지행동치료 기법(CBT)을 적용했습니다. 동시에 교사에게는 교실 내 지원 전략(예: 자리 배치 변경, 명확한 규칙 제시 등)을 안내했고, 부모에게는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방식으로 반응하도록 지도했습니다.

개입 결과: 약 3개월 뒤, 아이는 수업 중 자주 자리를 이탈하는 행동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발표와 친구 관계에서도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업 부진이 아닌 정서적 불안이 원인이었음을 확인하고, 정서 안정 개입이 유효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집단 프로그램을 활용한 사회성 향상 개입 사례

사례 개요: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 3명은 같은 반에서 지속적으로 소외감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타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려워하며, 쉬는 시간마다 교실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있거나 독서에만 몰두했습니다. 교사는 사회성 결핍으로 판단하고, 집단 활동 기반의 심리 개입을 요청했습니다.

심리 개입 과정: 학교 전문상담사는 주 1회 6주 과정의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프로그램은 감정 표현 훈련, 역할놀이, 협동 게임, 갈등 해결 훈련으로 구성되었으며, 아이들은 그룹 내에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개입 결과: 프로그램 종료 후 아이들은 교실 내 또래들과도 눈을 맞추고 대화를 시도하는 빈도가 높아졌습니다.
특히 한 아동은 “나도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라고 말할 만큼 사회적 자신감이 상승했고, 학업 집중도도 향상되었습니다.

교사 연계를 통한 지속 가능한 심리 개입 효과

학교 현장에서 심리 개입이 일회성 개입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담임교사와의 연계 및 협업이 필요합니다.
사례마다 개입 목표가 다르고, 개별 아동의 정서 상태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교사-상담사-부모가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개입 방향을 일치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6학년 여학생이 사춘기 우울 증세로 인해 학교 생활에 의욕을 보이지 않던 사례에서는,
상담사와 담임교사가 주간 미팅을 통해 해당 학생에게 과제를 줄이는 대신 정서 일기를 작성하게 했고,
학교 생활 전반에서 소통의 기회를 늘려주는 방식으로 접근한 결과, 아이는 2개월 만에 복도에서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로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심리 개입이 교육 현장 전반과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때, 그 효과는 더욱 크고 지속적일 수 있습니다.

조기 개입이 만드는 아동의 정서적 성장 기회

심리 개입은 문제가 심각해졌을 때만 사용하는 '치료'의 개념이 아니라, 문제가 생기기 전에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는 '예방적 접근'이기도 합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아이들의 정서와 행동을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며, 이 시기의 개입은 가장 강력한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상담, 교사 교육, 부모 연계 프로그램 등은 아동의 심리적 안전망을 탄탄하게 만들어주며,
결과적으로 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아이의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정서적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학교가 심리 개입 시스템을 도입하고 확장해 나간다면, 우리 아이들의 마음 건강도 함께 자라날 것입니다.